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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637

임동권 / 빌딩중개

NO. 637

리모델링으로 덩치와 수익성이 두 배 커진 면목역 꼬마빌딩

등록일2022-08-29

조회수554

임동권
빌딩중개

  요즘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재테크 목적의 건축물 리모델링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70~80년대 경제고도성장과 80~90년대 강남개발, 주택 200만호 건설 등 여파로 전국적으로 다가구주택, 상가주택, 근생건물 등 꼬마빌딩들이 우후죽순처럼 지어졌다. 문제는 80~90년대에 지어져 현재 건령이 25년 이상 된 노후건축물들이 전체의 60%를 넘고 있어 이를 싹 허물고 신축하느냐, 아니면 내·외관을 대수선하여 30년 더 사용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7호선 전철 면목역에서 150미터 거리 대로변에 입지한 이 건물은 1984년도에 준공된 지하층이 딸린 지상3층 상가건물이다. 용도지역이 3종일반주거지역으로서 대지면적이 294㎡(89평), 연면적 645㎡(195평)이었다. 지상5층까지 올릴 수 있는 땅인데도 건축비를 아끼려고 엘리베이터 없이 3층으로 지은 것이다. 얼핏 보기에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벽을 타일로 마감한 꼬마빌딩이다. 

  리모델링에 적합한 매물을 알아보던 투자자는 이 건물을 2020년에  29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매입 당시 36년 된 낡은 건물이어서 건물 값은 쳐주지 않고 토지 값만으로 평당 3315만원에 사들인 것이다. 취득세와 중개보수 포함하여 31억 원 들었다. 

  낡은 건물을 보유하거나 매입하여 리모델링하려는 경우 사전에 건물의 입지에 최적화된 상권분석과 입지분석을 수행해야 실패가 없다. 분석 결과 이 건물은 역세권 대로변에 입지하였으므로 상가나 사무실로 임대하기에 손색이 없다 판단되어 1층은 상가로, 잔여 층은 상가나 사무실로 임대할 목적으로 증축을 겸하여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기존 건물의 계단 폭이 100cm였다. 증축 없이 리모델링하는 경우 기존 계단 폭이 존중되어 그대로 사용가능했지만, 지자체와 인허가 심의과정에서 증축을 겸하는 경우 계단 폭이 최소 120cm가 되어야 한다는 신설규정 때문에 계단실과 화장실을 통째로 철거하고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계단실을 새로 설치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뜻하지 않게 추가공사비가 들었다. 리모델링 공사의 경우 이렇게 예기치 못한 사유로 추가공사비가 들 수 있는 것이다. 

  기존 건물의 용적률에 여유가 있어 리모델링 시 증축을 겸하는 경우 주의할 사항이 바로 일조사선제한이다. 아무리 용적률에 여유가 많다고 하여 그만큼 증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토지는 다행히도 북측에 일조권사선제한을 피할 수 있는 땅이었다. 땅 모양이 북측으로 길쭉하여 사선제한을 거의 받지 않아 3종일반주거지역 용적률 상한인 250%를 거의 채운 247.29%를 구현했다. 이에 따라 문제없이 4층부터 5층까지 층당 44평씩 증축할 수 있었다. 건물 내부 천장은 깔끔하게 흰색 텍스로 마감하고 창문도 널찍한 창에 환기가 가능한 보조창을 달아 개방감과 실용성을 높였다. 옥상에는 임차인들의 휴게공간으로 정원을 조성하였다.  

  또한 건물이 커보이도록 옥상에 파라핏을 설치하여 밖에서 이 건물을 보면 마치 6층 건물인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파라핏은 기능적으로 옥상의 난간을 대신하면서도 한 층 더 높이 보이도록 하여 건물에 멋과 중후함을 더해주는 효과가 있는 시설물이다. 

  필자의 협력사가 시공한 이 건물을 리모델링 완공 후 필자가 답사하면서 옥상부터 지하층까지 샅샅이 살펴보았는데 어디에도 낡은 건물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과거에는 리모델링한 건물을 살펴보면 군데군데 구건물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기술의 발달로 리모델링한 건물이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않을 정도로 기술이 진일보했다. 

  리모델링 전 이 건물은 만실 시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700만원이었는데 리모델링 완공 후 보증금 2억 원에 월세 1500만원이 나온다. 건물가치를 판단할 때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 수익률법이다. 즉 측정시점에 시장에서 통용되는 임대수익률을 기준으로 건물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다. 2022년 8월 현재 서울시내 건물의 경우 지난 3년간 급격히 오른 토지가격 때문에 임대수익률이 낮아졌다. 임대료는 3년 전과 같은데 땅값이 폭등하였기 때문이다. 가령 3년 전에 대지면적 100평에 토지시세 평당 5000만원 하던 건물이 50억 원 정도였는데 지난 3년 동안 땅값이 최소 50% 인상되어 75억 원이 되었음에도 임대료는 3년 전과 동일하다. 3년 전 임대료가 1억에 1500만원이었다면 건물가치 50억 원 기준으로 임대수익률이 3.67%였다. 이 때는 은행대출이자율도 2%대로 저렴했다. 그런데 지금은 은행대출이자율이 4%대로 오른 데다 땅값 상승으로 50억 원짜리가 75억 원이 되었고 임대료는 1억에 1500만원 그대로이므로 임대수익률이 2.43%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서울의 빌딩시장에서는 임대수익률이 2.5% 정도인 경우 우량한 매물로 통한다. 

  결국 이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임대한 결과 보증금 2억에 월세 1500만원이 나오므로 요즘 서울시에서 통하는 임대수익률 2.5%에 맞추어 역산하면 건물가치가 74억 원 정도 된다. 따져보니 투자자는 매입비용으로 31억 원에 리모델링공사비 14억 원을 들였으니 투입비용이 45억 원이다. 여기에 은행융자 약 30억 원 1년치 이자비용 1억 원을 추가한 46억 원이 총투자비용이다. 따라서 이 건물을 72억 원 선에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세전투자수익이 약 26억 원 정도 예상되어 성공적인 재테크 효과를 거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임동권 DK빌딩연구소 대표